조현병 원인 : 정상적인 뇌에 대한 이야기

정상적인 뇌에 대한 이야기

정상적인 뇌는 무게 1.36 킬로그램의 버섯처럼 생겼습니다.

이 기관에는 줄기(뇌간)가 달려 있는데 이것이 점점 좁아지며 척수로 이어지고 척수는 등을 따라 아래로 쭉 뻗어 있습니다.

뇌를 이루는 덩어리를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이라는 4개의 뇌엽으로 구분합니다.

이 덩어리는 다시 세로로 깊이 난 틈에 의해 좌뇌 반구와 우뇌 반구 둘로 나뉩니다.

그 틈의 제일 아래쪽에는 뇌의 양쪽 반구 사이를 오고 가는 신경섬유들로 이루어진 뇌량이라는 두꺼운 다발이 있습니다.

뇌 전체는 둥근 아치 천장처럼 생긴 뼈인 두개골에 담겨 있고, 거기서 한 단계 더 보호해 주는 뇌척수액 층으로도 둘러싸여 있습니다.

뇌척수액은 뇌 주변을 순환하며 일련의 관들을 통해 뇌의 중심부로 들어가는데 이 관들이 확장되며 뇌실을 이룹니다.

우리가 다른 기관들에 비해 뇌와 뇌의 병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뇌가 이렇게 직접 닿기가 어렵고 잘 보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뇌에게 간과 자리를 바꾸라고 설득할 수만 있다면 뇌의 기능과 조현병의 원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뇌가 실제로 하는 일은 약 천억 개의 뉴런과 그보다 10배 많은 1조 개의 신경교세포가 수행합니다.

그게 얼마나 큰 숫자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뇌 하나에는 세상이 존재하기 시작한 후 모든 날의 수보다 더 많은 뉴런과 신경교세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현병은 뉴런의 병이라고 여겨졌지만 지금은 신경교세포도 주요 용의자가 되었습니다.

신경교세포는 별교세포, 희소돌기쇼세포, 미세신경교세포, 뇌실막세포의 4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뉴런들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고 평균적으로 뉴런 하나는 최소한 500개의 다른 뉴런에서 신호입력을 받습니다.

이처럼 인간 뇌의 복잡한 상호연결성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섭니다.

뉴런들은 기본적으로 뉴런에서 다른 뉴런으로 보내는 화학적 신호전달자인 신경 전달물질을 활용해 서로 의사소통을 합니다.

인접한 두 뉴런의 팔들 사이의 공간을 시냅스라고 하며 그 넓이는 100만 분의 1인치입니다.

신경전달물질 신호들은 초당 6000미터까지의 속도로 시냅스를 건너갑니다.

지금까지 식별된 신경전달물질만 100가지가 넘으며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이 신경전달물질 중에서 조현병 연구자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것은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가바, 글루탐산염입니다.

인간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가 2억 년동안 이어져온 포유류 진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해마나 소뇌 같은 부분들은 아주 오래된 구조물인 반면, 외측 전전두피질과 하두정엽 같은 부분들은 비교적 근래에 발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현병은 뇌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입히지만 특히 가장 나중에 생긴 부분들과 더 관련이 깊은 것 같습니다.

조현병 연구자들은 종종 조현병의 동물모델을 거론하지만 그건 사실 희망사항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집쥐나 생쥐에게는 인간의 조현병 질병 과정에서 결정적인 외측 전전두피질이나 하두정엽에 상당하는 뇌 부위가 없습니다.

조현병에 동물모델이 없다는 사실은 조현병 연구가 그렇게 느리게 진행되어 온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인간의 뇌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뇌가 고차원적 뇌 기능을 수행할 때는 연결망을 이루어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시각이나 팔다리 근육을 통제하는 것 같은 기본적인 뇌 기능에서는 특정한 뇌 영역이 지배적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에 관해 생각하거나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 같은 고차원적 뇌 기능을 위해서는 여러 영역들이 협력해 대단히 복잡한 연결망을 형성합니다.

그러므로 조현병을 일으키는 것은 하나의 뇌 영역이 아니라 여러 뇌 영역과 그 영역들 사이의 연결에 있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이 말이 뜻하는 바는 그 연결망에 속한 한 영역 또는 영역들 사이의 연결에, 손상이나 기능장애가 생긴 결과 조현병의 증상들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갈수록 더 이 병을 단순히 뉴런이나 신경교세포의 질병이 아니라 연결의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